시론 및 칼럼

골든 칼럼

시론 및 문화예술

골든 칼럼

욕망이 불러온 열대화

2024-08-19
조회수 27

해가 갈수록 폭염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상 기후라 할만한 변화이지요. 웬만해서는 맨살을 드러내지 않는 편이지만 웃통을 벗고 선풍기 앞을 가로막고 앉았습니다. 누가 볼세라 금세 복장을 갖추었지만 불볕 열기를 참아내기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어릴 적 부친의 손을 잡고 세검정 계곡의 차가운 물가에서 더위를 피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팬티 바람으로 또래 아이들과 물장구를 치며 입술이 새파래지도록 놀다가 근방에 과수원 주인이 살구를 한 아름 주셔서 셔츠 앞섬에 가득 담아 돌아오던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벌써 70년이 가까운 시간이 흐른 옛날의 여름이었지요. 무더위를 피해 밤섬 백사장에 가득한 사람들은 모깃불을 피우며 늦도록 물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개구쟁이들은 여의도 비행장 근처의 땅콩밭에서 설익은 땅콩을 서리해 구워 먹었고, 나룻배 사공들은 노래를 부르며 노를 저으며 서강나루나 마포나루를 오갔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환경이 바뀌어 골짜기마다 오염된 환경에 물놀이는커녕 가까이 다가서기도 어려운 오염된 자연에 이제는 계절을 이겨내는 수단이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끼고 지내야 하는 현실입니다. 더위를 이겨내려 더 큰 열기를 뿜어내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스스로 환경 지옥으로 달려가는 어리석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그저 당장의 편안함만을 좇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그리고 우리 자손들이 살아갈 지구가 '온난화'를 넘어 '가열화'로 치달아 폭염과 가뭄, 산불과 홍수 등의 기후 재난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야 하는 비극의 일상화가 예견되는 삶을 살아가야만 할 것 입니다.

 

당장의 편리함만을 쫓는 잔망스러운 삶의 패턴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인내할 줄 모르고 참지 못하는 욕망으로 가득한 야만의 습관을 버리지 못합니다. 조금의 불편함도 참아내지 못하는, 그래서 즉각적인 반응을 부추기는 상술이 넘쳐나고 순간의 욕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삶을 살아갑니다. 허세의 갑옷으로 치장하고, 가면으로 품격을 대신하며, 부와 권력만이 삶의 전부로 살아갑니다. 결국은 열기로 열기를 잠재우고, 분노로 분노를 억누르며, 욕망을 욕망으로 키재기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은 빤히 보이는 불구덩이를 보고도 인식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당장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되돌아봐야 합니다. 에어컨에 길들여져 더위를 참지 못하는 나를 자제해야 합니다. 자동차 운행도 줄이려는 노력도 해야 합니다. 환경운동 글자가 새겨진 어깨띠를 두르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나부터 이기심과 욕구의 크기를 줄이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인내하고 또 인내하는 생활 자세를 새롭게 정립해야만 합니다.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을 중시하는 자세, 자연의 리듬을 따라 생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위에 대한 불편함을 마음속에서 다스리고, 현재의 순간에 집중함으로써 더위를 인식하는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이는 더위를 받아들이고 그 불편함에 덜 민감해지도록 할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에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지적 활동을 통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사)한국골든에이지포럼 이사

마음건강연구소 대표 변성식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강로 131 아이스페이스신촌 1207호

Tel : 02-333-5071 

E-mail: goldenageforum2010@gmail.com


Copyright © 한국골든에이지포럼.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강로 131 아이스페이스신촌 1207호

Tel : 02-333-5071 

E-mail: goldenageforum2010@gmail.com

Copyright © 한국골든에이지포럼.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