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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보다 심한 노인차별

20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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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버스나 지하철에 오를 때 “집에나 있지 노인네가 뭐 하러 다니느냐”는 핀잔을 듣는다. 택시라도 타려면 더듬거린다고 지나쳐버린다. 병원에 가면 “나이 들면 다 그래요”라면서 자세히 들어주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노트북 꺼내들고 작업하면 멋있고, 노인이 커피 시켜놓고 책 보면 공원에나 가서 보시라고 눈 흘긴다. “어르신은 그 일 하기는 너무 늙었어요. 일할 사람 쌔고 쌨는데”라며 쉽게 고용 거절을 당한다. 취업 못하는 것보다 마음이 더 쓰리다.

노화는 쇠퇴와 발달을 동시에 가져오는 변화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무식하고, 고지식하고, 불친절하고, 이기적이고, 비생산적이고, 의존적이고, 보수적이고, 슬프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지혜롭고, 융통성 있고, 친절하고, 관용적이고, 생산적이고, 독립적이고, 진보적이고, 행복한’ 노인들도 많은데 말이다. 잘못된 선입관이나 편견임이 분명하다.

사실 나이 먹는 것은 쇠퇴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들면 노숙해지고 현명해지기도 한다. 노화는 쇠퇴와 발달을 동시에 가져오는 변화다. 고령자라고 모두 약하고 외롭지도 않을뿐더러 쓸모없지도 않다.

우리는 나이 든 사람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이나 편견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다. 에이지즘(Ageism)이라는 용어가 있다. ‘연령주의’라고도 하지만, 노인에 대한 ‘연령차별주의’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낫겠다.

어쨌든 고령자에 대한 차별이나 편견은 없어져야 할 사회문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생각을 고쳐야 한다. 하지만 고령자들 스스로가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동화라기보다 어른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어린 왕자는 모든 일이 자기 손에 달린 듯 뽐내기와 명령하기를 좋아하는 임금님이 사는 별,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숭배하는 줄로 알고 잘난 체하는 허풍선이가 사는 별,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는 주정뱅이가 사는 별, 세상의 별을 혼자 다 가지려고 쉬지 않고 별을 세는 장사꾼이 사는 별, 의미 없는 명령이지만 충실하게 잘 따르는 가로등지기가 사는 별, 가보지도 않고 그냥 듣고 기록만하는 지리학자가 사는 별을 차례로 돌아보고, 일곱 번째로 지구를 찾아오게 된다. 그런데 지구별에는 20억 명이나 되는 이런 이상한 어른들이 살고 있었다.

없어져야 할 연령차별주의(Ageism), 모든 연령대는 평등하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맑은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많은 어른들의 모습은 이런 부정적인 것들이었다. 이래서 고령자에 대한 나쁜 선입관이나 편견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린 왕자가 본 지구별 어른들의 좋지 않은 인상이나 느낌을 주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젊은 세대들에게 노인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무조건 버리라고 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요즘 흔히 말하는 내가 누군지 알아(WHO), 네가 뭘 안다고(WHAT), 어딜 감히(WHERE), 내가 왕년에(WHEN), 어떻게 나한테(HOW), 내가 그걸 왜(WHY)라는 ‘꼰대의 6하 원칙’도 버려야 한다.

‘늙음’은 ‘낡음’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거나 보람 있는 활동을 추구하면서 더 풍요롭고 충만한 삶을 일구어야 한다. 나이 들면 은퇴한다는 노년기에 대한 과거의 담론 대신 인생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아닌 총체적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생의 쇠퇴기를 받아들이지 말고 인생의 새로운 발견을 추구하자. 그러면 노년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도 줄어들 것이다.

이제 웬만큼 살았으니 덤덤하게 침식을 당하자. 저무는 인생에 소리치고 저항하지 말자.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이 있듯이 노인에 대한 차별도 있을 수 있지 않은가. 늙고 힘 떨어지면 누구에겐가 신세를 져야하고 폐 끼치는 일도 잦아진다. 그러니 숙명으로 여기고 받아들이자. 이렇게 생각한다면 안 된다.

온화하고 편안한 어른의 모습으로 젊은 세대와 공감하고 서로 돕고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모든 연령대는 평등하다.

행정학 박사/前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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